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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알포인트, 줄거리, 총평 ; 호러물의 새로운 장르

by chuckchuckparksa 2022.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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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포인트' 줄거리
'알포인트' 총평

영화 리뷰 - 알포인트

 

'두더지 셋' 여기는 '푸른 하늘소'

 

1972년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한국 군대를 주인공으로 한 이 영화는 개봉 당시 굉장히 새롭다는 평가를 받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동안의 호러 영화들은 귀신들이 주인공이었고, 직접적으로 관객들의 등골을 오싹하게 했다면, 이 영화에서의 귀신은 관객을 직접 놀라게 하지 않습니다.

 

잘 생각해 보면 관객을 직접적으로 놀라게 하지 않고, 다른 요소들로 하여금 관객의 오금을 지리게 만든 영화들은 근래에 들어서야 개봉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 당시의 호러물들은 귀신들이 주인공과 거의 딱 붙어 있다시피 하지만, 오히려 이 영화를 보다 보면 주인공들과 멀리 떨어져 있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귀신으로 하여금 관객을 직접적으로 놀라게 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한국 영화 호러물 중에서 아직까지 호평을 받을 수 있을까요?

 

제가 생각하는 그 이유는, 영화 중간중간 관객들이 추리할 수 있도록 여러 장치들을 마련해 놓았고, 그 장치들을 생각하고, 느끼면서 볼 수밖에 없게끔 몰입도를 최상으로 하여 이야기 전개 구성이 훌륭하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관객들이 이미 알고 있는 군인들의 숫자가 아니고 한 명을 추가로 화면에 비춘 장면을 곳곳에 배치한 것과 지속적으로 '두더지 셋 여기는 푸른 하늘소'를 무전하는 모습을 비추어 관객들이 계속 집중하고 추리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베트남 전쟁의 참상을 실감 나게 표현하여 간접적으로나마 그 당시의 아픔을 느낄 수 있었던 점입니다. 그리고 2004년 개봉 당시, 이 영화는 실화를 모티브해서 제작했다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에 관객들은 영화를 보는 내내 실제로 일어난 사건이었던 것으로 느껴져 더욱 무서웠다는 평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물론 시간이 지난 후 그 소문은 실제가 아닌 것으로 오해가 풀렸지만 소문의 진실 여부와 관계없이 많은 관객들은 여전히 새로운 한국 호러물에 대해 호평이 끊이지 않았었습니다. 그만큼 잘 만들어진 새로운 형식의 한국 호러물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제일 무서운 것은 '의심'하게 하는 것

 

'알 포인트'라는 곳으로 작전에 참가한 한 부대가 전멸한 후, 정말 그곳에 한 명의 생존자도 없는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다른 한국 부대가 그곳으로 이동하면서 영화는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한 명, 한 명의 군인들은 각자의 사정을 품고, 어서 임무를 수행하고 부대로 복귀하고자 하지만, 알 포인트로 가는 길은 험난하기만 합니다.

 

늪지대를 건너다 베트콩으로 의심해 서로를 쏴 죽이기도 하고, 점점 불안감이 커져만 가는 어느 날 밤에는 서로를 향해 총구를 겨냥하기도 합니다. 임무 수행 여정 중 계속해서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벌어지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귀신으로 의심하게 되고, 결국 영화 마지막에는 눈을 잃은 군인 한 명이 부대원을 모두 사살하는 것으로 영화는 마지막을 맺습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 영화에서 제일 무서운 것은 귀신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귀신보다 더 무서운 것, 결국 제일 무서운 것은 '의심'하게 하는 것이 아니었나 생각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해 끝내 서로에게 총구를 겨누는 것, 정말 상상만 해도 무서운 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총구만 겨누지 않았을 뿐이지 우리의 일상 속에서도 이런 무서운 순간이 종종 일어나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학창 시절 친구들 사이에서, 직장에서 근무하는 동료들 사이에서 우리는 얼마나 남에게 총구를 겨눴던 것일까요? 한두 명의 의심으로 시작해 그 의심이 한 무리를 이루었을 때 의심에 대상자를 저격하는 것이 얼마나 쉬운 일인지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격당한 대상자의 심정은 어떨지 한 번 생각해 보았는지 모르겠습니다. 누구든지 깨끗한 사람은 없습니다. 저 역시 부끄러운 일들을 많이 해왔습니다. 비록 영화 한 편을 보고 난 후의 감상일지라도 앞으로는 자신에게 부끄러운 행동을 하지 않도록 다짐을 하게 해주는 영화였습니다. 

 

 

총평

 

누군가 저에게 호러 영화를 한 편 추천한다면 저는 단연코 '알 포인트'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호러라는 본연의 본분을 잊지 않은 영화이면서, 영화 안의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깊게 생각해 보게 하는 영화'라고 총평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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