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엔떼 라 레이나에서 에스떼야까지
힘들땐 동키 서비스
부상자끼리 걷기
푸엔떼 라 레이나 to 에스떼야(21.9km)
07:00 ~ 15:30
1. 푸엔떼 라 레이나에서 에스떼야
전날 근육 이완제를 먹고 반창고 약도 붙였지만
여전히 정상적으로 걷기는 힘든 수준이라,
순례자길 처음으로 배낭을 다음 행선지로 보내기로 했어요.
알베르게에 비치되어 있는 동키 서비스 종이에
이름, 폰 번호, 다음 행선지 주소 등을 적고
봉투 안에 6유로를 넣은 후 가방에 묶어주면 끝!
다음 행선지를 정하지 못했다면
일단, 공립 알베르게에 보내면 되요.
8, 9kg되는 가방을 보내고 짐 없이 걸으니
날아갈 것만 같은 기분이었지만
그래도 절룩이는 다리는 어쩔 수 없었어요
많은 순례자 분들이 저를 앞질러 가는 모습을 보며
열심히 걷고 있는데
저와 똑같이 부상을 당해
천천히 걷고 계신 두 분과 자연스레 합류하게 되었어요
한 분은 자유로운 영혼 대만 분
한 분은 은퇴하고 오신 미국 분
한 놈은 회사 때려치고 온 저...
부상자끼리 약간 늦은 아침을 먹고,
귀여운 포도밭을 지나 계속 걷고 또 걸었어요.
걷는 중에 2,000년 전에 만들어진
로마 시대 다리를 건넜고,
순례자를 위한
작은 정원에서 귀여운 고양이도 보았어요.
정말 외딴 길가에
기부 형식의 작은 간식 테이블이 있어서
약간의 허기를 달랬어요.
중간 지점보다 조금 더 온 시점에서
로르까 마을에 도착했어요.
허기진 배와 목을 축일겸 무심코 들어간
알베르게 겸 바였는데 한국 사장님께서 반겨주셔서
너무 반가웠어요.
주문한 바나나와 오렌지 주스를 먹는 중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라면도 판매 하시는지 여쭤보았지만 라면은 안 파신다고...ㅠ
아쉽지만 다시 또 길을 걸어요.
그렇게 2시간 가량을 더 걸어서야
오늘의 마을인 에스떼야 도착!
2. 공립 알베르게, 저녁은 역시 순례자 메뉴
비교적 늦은 도착에 자리가 남았을지 조마조마했지만
자리도 있고, 동키로 보낸 배낭도 잘 도착해 있었어요.
저는 순례길 중 처음으로 온 공립 알베르게였어요.
Peregrinos 공립 알베르게
숙박 8€
조식, 석식 없으나 주변 음식점 및 마트 있음
세탁기 3€, 건조 2€
화장실 남녀 분리, 욕실 공용
딱 공립 알베르게 정도의 무난한 시설이었어요.
예쁜 마을 이곳저곳 구경 후
저녁 식사를 하러 출발했어요.
근처 맛집을 검색하다 발견한 오늘의 맛집!
Comidas mundo
순례자 메뉴 14€
에피 - 샐러드 또는 렌틸 콩 스프 택1
본식 - 돼지 또는 닭고기 카레 택1
후식 - 요거트
※ 와인 한 병 제공(저는 4명이 갔어요.)
다른 가게 순례자 메뉴보다 구성도 좋았고
가격, 맛 어느 하나 빠지지 않았어요. 강추!
곧 잠자리에 들 시간에
정 많은 대만 분께서 사주신 맥주로
오늘을 마무리 했어요.
요즘 계속 뵙고 있는 분들은
서로 다른 스케줄에서도
1 ~ 2일 정도의 차이라면
순례자길 내내 마주칠 분들인데
마주치는 분들마다
제 발에 대해 걱정을 해주시고 응원도 해주셔서
제가 정말 좋은 분들과 순례자길을 걷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감사하게 되는 날이었어요.
(영국 신부님은 기도까지 해주셨어요ㅠ)
오늘의 걸은 거리 36,805보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