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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티아고 순례길 - Ep6. 론세스바예스에서 수비리를 지나 라라소아냐까지(내맘대로 일정짜기)

chuckchuckparksa 2023. 5. 21.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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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세스바예스에서 라라소아냐까지
(수비리는 거들 뿐)

라라소아냐(Larrasoana) 알베르게 맛집

 

론세스바예스  to 라라소아냐(27.1km)
06:50 ~ 14:40

1. 론세스바예스에서 수비리까지


camino 앱을 보면
기본적으로 설정되어 있는 론세스바예스 다음 정착지는 수비리에요. (21.5km)

전날 피레네 산맥을 넘었기 때문에,
수비리까지의 거리가 딱 적당해보여서,
알베르게 자판기에서 아점으로 샌드위치를 뽑고  
6시 50분에출발했어요.

룰루랄라~
어제의 피곤이 리셋된 듯 초반 100m는 아주 가뿐했죠

산티아고 순례길 - 가뿐할 줄 알았던 오늘 하루

앞서 가시는 분들이 아무도 안 계서서 이 길이 맞나
살짝 불안했는데 제 손만한 민달팽이가 맞다고 하네요



산티아고 순례길 - 부르게떼 마을

민달팽이를 지나 조금만 더 가면
첫 번째 마주하는 마을인 부르게떼를 지나치게 되요.

여기서 주의 해야할
포인트!
부르게떼 마을 진입 후 오른편에 ATM기가 보이면
그쪽으로 우회전해서 내려가셔야 해요.

제 앞에 아무도 없었고, 순례자 표식도 잘 안보여
그냥 직진으로 걷고 있었는데
맞은편 운전자께서 친히 정차하시고 알려주셔서 길을 되돌아 갔어요.

그렇게 길을 제대로 찾아 들어가니
어제의 헬파티가 다시 시작되는 듯한 느낌은 뭐죠?!

피레네 산맥에 비할 것은 아니지만
수리비리까지 업, 다운힐이 계속 이어지게 되요ㅜ

산티아고 순례길 - 스페인 망아지

그래도 거쳐지나가는 그림같은 풍경들과 작은 마을들의 운치를 느끼며 힘을 내보았어요.

산티아고 순례길 - 짧은 다리와 더 짧은 체력

아름다운 경치는 물러가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오솔길이 계속되요.

어제의 여파로
짧은 다리를 내놓고 10분 간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지나가는 동료 순례자 분들이 인사는 해주지만
'왜 벌써 쉬고 앉아 있니?'라는 표정이었어요.

그분들 중 아일랜드 할아버지를 만났는데
2년 전에 이어 2번째로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신다고 하셨어요.

거의 80세가 다 되어 가시는 듯 했는데
정말 대단하시다는 생각과
한 편으로는, 이 몸뚱아리의 체력이 다시금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어요.

산티아고 순례길 - 오늘의 오아시스

그렇게 오솔길을 계속 걷다가
드디어 저멀리 오늘의 오아시스를 발견했어요.

마침 딱 12시가 되어 있었고,
아점으로 싸온 샌드위치와 맥주 한 캔으로 허기를 달랬어요.
(론세스바예스 알베르게 자판기에서 뽑은 샌드위치인데 맛은 그저 그랬어요. 맥주 2€)

산티아고 순례길 - 드디어 도착한 수비리 마을


점심을 대강 때워서 시간 소비를 안해서 그런지
오후 한시쯤, 생각보다 일찍 수비리 마을에 도착 했어요.

수비리 마을의 랜드마크인 돌다리를 건너 벤치에 잠깐 앉아 쉬고 있는데,
불현듯 '어차피 일찍 가봐야 할게 없잖아?!'라는...
기어코 또 오만한 생각이 스치고 말았어요...

2. 수비리에서 라라소아냐까지


저는 도대체 왜 이럴까요?!...
있지도 않은 체력에 뭘 믿고 이런 꼴갑을?!...

점심도 이미 해결했고, 오후 1시 밖에 안된 시점이라
근거없는 자심감으로 두세 마을을 더 지나
라라소아냐(Larrasoana) 마을까지 가보기로 했어요.
(수비리에서 라라소아냐 5.6km)

산티아고 순례길 - 내 친구 도미

수비리에서 라라소아냐까지 1시간이면 간다는 표지판을 보고 출발했어요.
(아무래도 순례자 길의 모든 표시는 유럽인 기준인 것이 분명해요.)

출발하고 20분도 안지났는데
'아 뭔가 잘못됐다'라는 생각이 스쳤고,
바로 그 자리에 앉아 일단 쉬기로 했어요.

친구없이 혼자 걷는 제가 불쌍해보였는지
제 순례길 첫 친구인 도마뱀이 제가 일어날 때까지 함께 해주웠어요.

산티아고 순례자길 - 반가운 한국말 '문화를 느낄?!'

분명 한 시간은 이미 지났는데
순례자 표식을 보니 아직 2.2km가 남았어요.

그래도 마음을 부여잡고 다시 출발하니,
우리네 그 시절, 반공스러운 벽화가 저를 반겨주었어요.

산티아고 순례길 - 라라소아냐 마을 초입

도마뱀과 반공 벽화의 힘을 빌려
2시 40분 드디어 라라소아냐 마을 도착!

3. 라라소아냐 알베르게 맛집

 

라라소아냐 초입에서 알베르게를 검색해보았어요.

산티아고 순례길 - 산 니콜라스 알베르게

평점도 좋았고,
니콜라스라는 이름이 왠지 마음에 들어 결정!


산티아고 순례길 - 두번째 친구 브루노와 아일리

마을 초입을 지나 2, 300m 더 들어오면
산 니콜라스 알베르게에요.

같은 방을 쓰게된 하비에르 할아버지는
이번이 3번째 순례길이라고 하셨어요.

아일랜드 할아버지와 스페인 할아버지처럼
나중에 저도 2번째, 3번째 깨달음을 얻으러 다시 발걸음하는 날이 올까요?!


San Nicolas 알베르게
한 방 4 배드(남녀 구분)
주방 및 세탁기 구비(손 빨래는 마당 뒤뜰)
기가막힌 카페 콘 레체 자판기 보유
강추!
애교쟁이 브루노, 아일리와 친구 가능
(한 번 찍히면 놓아주지 않아요^^)

숙박 16€
저녁 14€
아침 5€

산티아고 순례길 - 산 니콜라 알베르게 석식, 조식

석식
에피 - 야채 수프(리필 가능, 두 번 드세요
꼭!)
본식 - 돼지
후식 - 빵또아 비슷한 아이스크림

조식
사과, 샌드위치, 빵, 어네지바, 음료
(도시락으로도 가능한 꾸러미
굿!)

숙박 비용이 약간 비싼감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무난하고 편히 쉴 수 있었던 알베르게였어요!


오늘의 걸은 거리 42,569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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