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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티아고 순례길 - Ep5. 생장에서 론세스바예스(알베르게 후기)

chuckchuckparksa 2023. 5. 20. 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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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죽음의길
론세스바예스 알베르게 후기

 

생장 to 론세스바예스(25.6km)
08:00 ~ 15:30

 

1. 생장에서 론세스바예스


대망의 순례자길 첫날!
총 25.6km를 걸어야 하고, 피레네
'산맥'을 넘는 날이에요.

도착지에 너무 일찍가도 할일이 없기 때문에
생장 알베르게에서 아침을 먹고 8시에 출발했어요.

첫날 도착지인 론세스바예스로 가는 길은
피레네 산맥을 넘는 '나폴레옹 루트'와 피레네 산맥을 우회하는 '발카로스 루트'가 있어요.

블로그나 유튜브에서 피레네 산맥은 죽음의 길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지만, '그래봐야 얼마나 힘들겠어'라는 아~주 오만한 생각을 가지고 피레네 산맥으로 향하는 길을 룰루랄라 택했어요.

산티아고 순례자길 - 피레네 산맥을 넘는 길

출발하고 대략 30분 지났을 무렵 나왔던 예쁜 집이에요. 이때라도 늦지 않았을텐데...

출발하고 1시간  30분이 지날때, 계속된 오르막길에 겉 옷을 하나씩 벗기 시작했어요.

산티아고 순례길 - 경사가 45도인 오르막길

풍경 하나는 기가막힌데 사진에 다 담겨지지 않아 아쉽네요.

거의 2시간 가량을 허벅지가 터지는 느낌으로 올라오다, 오아시스를 발견했어요.

산티아고 순례길 - 오아시스 오리슨 바

저 멀리 오리슨 바가 보이자 맥주 마실 생각에 발걸음이 빨라졌어요.

오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여기서 꼭 쉬셔야 한다는 것이에요.
앞으로는 의자에 편히 앉아 쉴 수 있는 곳이 없기 때문이고, 아름다운 경치를 보며 맥주 한 잔 들이키면 힘이 안날 수 없기 때문이죠!

오리슨 바에서 15분 가량 쉬고 다시 출발했는데,
아주 잠시 평지가 나와서 살짝 설레였어요.

하지만 역시는 역시...
이전까지 45도 경사였다면 이제부터는 거의 60도 경사의 오르막길도 심심치 않게 나오게 되요.
(안타깝게도 이때 배터리가 방전되서 사진이 거의 없어요ㅜ)

거의 12시가 다 되었을 무렵
푸드 트럭을 발견해서 바나나, 달걀, 콜라로 점심을 대신 했어요(총 4.5€)

벌써 12시인데 지도를 보니
고작 10여 km를 지나 온 시점이었어요.

정말이지.. 이때부터는 경치고 뭐고 무념무상으로 그냥 걷다 쉬다 걷다를 반복 했어요.

2시 45분 정도쯤 되었을까요.
드디어 죽음의 오르막길이 끝났어요.

그런데 오르막길이 더 낫다고 생각이 들만큼
무지막지한 내리막길이 계속 이어지게 되요...
(불행히도 똑같이 60도 경사의 내리막길이었어요.)

거의 45분 정도를 끊나지 않는 내리막길을 걸었는데 이번에는 허벅지가 아니라 무릎이 나가는 느낌으로 걸었어요.
보호대도 철저하게 장착했지만 무릎으로 그대로 전달되는 고통이 보호대를 가뿐히 이겨버렸어요ㅠ

그렇게 본인의 허벅지와 무릎을 7, 8 시간 내주면
드디어 론세스바예스 알베르게에 도착하게 되죠.

산티아고 순례길 - 론세스바예스 알베르게 초입

위 사진에서 오른쪽 편으로 조금 더 가면 사무실 건물이에요.


2. 론세스바예스 알베르게 후기


미리 예약했다는 확인 메일과 여권, 순례자 여권, 간단한 호구조사 설문지를 제출하면,
침대번호와 식사 신청에 따라 식사권을 받게 되요.

 

산티아고 순례길 - 확인 메일, 일종의 영수증과 식사권

론세스바예스에는 이 알베르게 밖에 없기 때문에,
그에 맞게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식사도 총 3 건물로 나누어 식사를 했고,
여러 순례자들과 함께 식사하는 구조였어요.

산티아고 순례길 - 알베르게 석식

에피 - 파스타와 수프 중 택1
본식 - 돼지와 물고기 중 택1(사진의 물고기는 옆 친구꺼)
디저트 - 카스테라 비슷한 빵 한 조각
(4사람 당 레드와인 1병을 줬어요. 다 뺃기기 전에 먼저 손을 뻗어야 해요.)

점심도 허기만 채운 채로 장장 7, 8 시간을 피레네 산맥을 넘었으니 맛이야 물어볼 것 없겠죠?!

알베르게 및 식사 비용
숙박만 14€
숙박 + 석식 = 14€ + 12€
숙박 + 조식 = 14€ + 5€
이외 낼 아침 도시락(바나나, 샌드위치, 물) = 8€

저녁을 먹고, 배터리가 방전되어 찍지 못한 알베르게 내부와 근처 전경을 찍어 보았어요.

산티아고 순례길 - 알베르게 내, 외부 전경


오늘의 중요 포인트 하나 더!

지금이 5월 중순이지만 한국의 5월 중순을 생각하시면 안되요.
피레네 산맥을 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날씨가 쌀쌀해요.(최저 8도, 최고 17도)

옷을 단단히 챙기셔야 하고, 꼭 장갑 가져오셔야 되요.손이 매우 시려워요ㅠ

그리고 귀마개!
론세스바예스 화장실 물 내리는 소리가 거의 웬만한 폭포 수준이에요.
수용 인원이 많다보니 밤새도록 폭포 소리가 끝날듯 끝나지 않아요ㅠ


오늘의 걸은 거리
39,518보

수비리를 지나 라라소아냐 마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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